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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 “ESG 부합하는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으로 성장”

 

“시대적 흐름에 맞춰 사람과 자원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추출하면 광산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것과 비교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터리 소재 재활용시 이산화탄소 70% 저감 효과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이다. 다 쓰고 버려지는 배터리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 배터리 등에서 황산코발트와 탄산리튬, 황산니켈, 황산망간, 구리 등 2차전지 양극재에 사용되는 주요 5대 소재를 추출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국내에서는 이미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기업 중 기술력과 생산능력 등에서 가장 앞선 곳으로 평가받는다. 해외에서는 2차전지 배터리 사업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펼치고 있는 곳은 벨기에의 유미코어(Umicore), 중국의 화유코발트, GEM(거린메이), 부른프(Brunp) 등이 꼽힌다.

이 대표는 “최근 국내 대기업들도 폐배터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우리가 기술 측면에서 적어도 4~5년은 앞서있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원료 소싱 네트워크나 규모의 경제 등을 감안하면 진입장벽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상 건식 공정과 습식 공정이 모두 필요한 데 국내에서는 성일하이텍만 유일하게 습식 제련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폐배터리를 수거하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완성차와 전기차 배터리 회사가 모여있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헝가리 등 해외 각국에 전처리 공장을 운영하며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발생 저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재활용 소재 산업의 전망은 점점 밝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럽에서는 산업 및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경우 2030년부터 코발트, 납, 리튬, 니켈 물질의 재활용 원료 사용이 일정 비율 의무화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확대되면서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재 소재의 재활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수순이다. 국내에서도 산업부와 환경부가 폐배터리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논의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생산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불량 배터리와 폐배터리 수거량이 확보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상장을 통해 하이드로센터(습식 제련) 3공장을 건축하고 설비를 확충해 향후 전기 자동차 10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재활용 처리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하이텍은 오는 11~12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18~19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4만700~4만7500원으로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4843억~5653억원 수준이다. KB증권과 대신증권이 주관업무를 맡았다.

 

 

◆ESG·전기자동차 등 시대적 흐름에 부합

성일하이텍의 시작은 귀금속 재활용 사업이었다. 플라즈마 디스플레이(PDP)에서 금과 은 등의 귀금속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고려대학교 공과대학에서 금속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박사 과정을 밟던 이 대표가 2000년 대주전자재료에서 병역 특례로 일하다 생각해낸 창업 아이템이었다.

이 대표는 “개인적으로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생각을 못 하는 편인데, 당시에 자원은 결국 순환하게 된다는 데 생각이 꽂혔다”며 “귀금속 재활용 시장이 당시 꽤 활성화되면서 이익을 내긴 했지만, 점차 플라즈마 디스플레이가 LCD로 대체되면서 점차 위기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연속성과 지속성을 갖춘 새로운 시장을 물색하다 찾은 게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다. 성일하이텍은 2008년 사업 전환을 결정하고 2011년 스크랩(Scrap) 처리 기술 확보와 공장 준공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했다. 삼성물산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즈음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성일하이텍 지분 6.33%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첫 공장을 지을 때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귀금속 자산을 모두 매각했다”며 “추가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그동안 거래 관계가 있던 삼성물산에 찾아갔는데 사업 자체가 ESG 측면이 있어서인지 다행히 긍정적으로 바라봐줬다”고 말했다.

성일하이텍은 초기에 핸드폰과 노트북 등에 들어가던 배터리 재활용을 주된 사업영역으로 설정했지만, 점차 전기자동차 시대가 개화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기를 맞이했다.

이 대표는 “요즘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황산과 니켈 등 기초 원자재가 약 200만원어치가 들어가고 있다”며 “전기 자동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그에 비례해 폐배터리 시장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유망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2020년 15GWh(기가와트) 규모였던 2차전지 폐배터리 시장은 2030년 377GWh 규모로 25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을 전후해서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졌기에 2025년부터 전기차용 폐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대표는 “초기에는 작지만 튼튼한 기업을 목표로 해왔지만, 이제는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배터리 산업 자체의 볼륨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성일하이텍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기업의 연속성을 가져갈 계획이다”고 말했다.